해상운송에서의 위험을 담보하기 위한 해상보험의 계약에는 여러 당사자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존재한다. 어떤 당사자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의무와 역할은 어떠한지에 대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해상보험계약의 당사자
1) 보험자(Insurer 또는 Assurer)
보험자는 보험계약자로부터 보험료를 대가로 받아 보험기간 중 발생하는 보험사고로 인한 손실을 부담하기로 약속한 자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법률을 통해 보험자의 자격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그 이유는 보험사업은 공공의 이익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다수의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위험을 인수하여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의 모든 보험자는 전부 법인 보험회사(Insurance Company)로 되어 있다. 그러나 외국에는 개인업자들도 많으며 대표적으로 영국의 Lloyd's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보험업자를 'Underwriter'라고 한다.
2) 보험계약자(Policy Holder)
이는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 자를 말한다. 보험계약자는 보험계약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당사자로 법률상 그 자격에 대한 별도의 제한은 없으며 계약상의 모든 의무를 진다. 이때 보험계약자는 다수일 수도 있으며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관계가 없다. 또한 보험계약자는 대리인을 통해서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할 수도 있다.
3) 피보험자(Insured 또는 Assured)
손해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는 사실 보험계약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피보험이익의 주체로서 보험목적물에 대하여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며, 이 재산이 보험사고로 인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 보험자로부터 보상을 받는 자이다.
피보험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당사자는 아니기 때문에 보험자에 대하여 손해보상청구권 이외에 다른 권리나 의무를 갖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피보험이익의 주체로서 보험사고에 의한 손해를 보상받는 자로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보험료지급의무, 고지의무 등과 같은 보험계약자의 의무를 부담할 뿐만 보험계약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피보험자의 행위와 일정한 사실에 대한 인지에 의해서도 보험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는 매매계약 조건에 따라서 동일인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CIF 계약에서는 수출자가 보험계약자가 되고 수입자는 피보험자가 되므로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각각 다르다. 그러나 FOB 계약인 경우, 처음부터 수입자가 자기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이때에는 수입자가 보험계약자인 동시에 피보험자가 되기도 한다. 물론 CIF 계약의 경우 실제로는 수출자가 자기를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여 보험자로부터 보험증권을 입수한 후 배서하여 수입자에게 증권을 양도하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고 할 수 있겠다.
4) 보험대리인 또는 보험대리점(Insurance Agen)
이는 해상보험계약의 간접적인 당사자로 특정 보험자를 대신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중개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독립된 자이다. 이러한 보험대리인 또는 보험대리점은 특정 보험자로부터 위촉을 받아 대리 또는 중개한다는 점에서 다음에 설명할 보험중개인과 구별된다.
보험대리인이 대리하는 권한의 범위는 보험자와 대리인의 계약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보험대리인은 보험자의 권한을 대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자와 동일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험대리인은 보험자의 대리인으로서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료 수령, 보험계약의 변경, 연기는 물론 심지어 해지까지 할 수 있다.
5) 보험중개인(Insurance Broker)
보험중개인은 법적으로 피보험자를 대리하고 대표하며 보험가입을 희망하는 자에게 적합한 보험을 알선해 주는 업무를 하는 자를 말한다. 보험이 발달한 외국에서는 보험중개인에 의해 보험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Lloyd's보험은 반드시 Lloyd's에 등록된 보험중개인을 통해서만 계약이 가능하기도 하다.
보험중개인은 보험 알선을 주된 업무로 하는 자이기 때문에 특정 보험자와만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닌 여러 보험자들과 밀접하게 관련하여 활동하며 그에 따른 다양한 보험상품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험중개인은 또한 독립된 지위로 보험가입 희망자를 모집하며 영업하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보험모집인과는 다르다. 보험모집인은 특정 보험자에 종속되어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기 때문에 보험자를 대신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보험료도 징수할 수 없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해상보험계약의 당사자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피보험이익에 대해 더 세부적으로 알아보고, 피보험이익의 당사자들과 피보험이익의 평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