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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

해상보험의 특징과 종류

by rns1 2024. 3. 7.

운송 중에 있는 모든 화물은 각종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해상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이 산업혁명 이전에는 국제무역을 좌우할 정도로 심각했는데, 이러한 역사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할 수단으로 해상보험제도가 태생하고 발달하게 되었다.

해상보험(Marine Insurance)은 해상운송위험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로서 화주나 선주가 해상운송에 관련하여 발생하는 각종 위험에 의해 화물 또는 기타의 재산이 손해를 입을 경우에 보험을 인수한 보험자(Insurer 또는 Assurer)가 그 손해를 보상할 것을 약속하고, 보험계약자 즉, 피보험자(Insured 또는 Assured)는 그 대가로서 보험료를 지불할 것을 약속하는 손해보험의 일종이다.

해상보험의 특징

해상보험의 모체는 Lloyd's S. G. Policy로서 현재까지 그 전통이 유지되고 있는데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고지의무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목적물의 손실발생가능성을 측정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보험계약의 체결여부와 적정한 보험료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무역에서는 수많은 상품이 이동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보험자와 보험목적물이 동일한 지역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험자는 화물의 속성이나 위험의 정도를 제대로 측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자는 화주들의 신고내용에 의존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대신 보험계약자가 목적물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에 대해 보험자에게 알려 줘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고지의무'라고 한다. 보험계약자는 당연히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고지하여야 하나 고의적으로 알리지 않거나(concealment; 은폐) 실수로 알리지 않은 경우(불고지)에는 고지의무 위반이 되어 보험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2) 피보험이익 적용

해상보험제도는 영국에서 구체화되고 제도화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발전해 왔다. 특히 Lloyd's의 보험증권은 전 세계에서 통일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보험분쟁이 발생할 경우 영국의 보험법이 적용될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해상보험에도 Lloyd's 증권과 보험약관이 이용되고 있으며 그 해석은 영국의 해상보험법과 관습에 따르고 있다.

영국의 해상보험법에서는 일반보험과 달리 보험목적물 자체의 손실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특정인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보험계약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를 '피보험이익'라고 하며 해상보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반적인 손해보험은 사고로 인하여 실제 손실에 대해서만 보상하는 것이 원칙이다. 해상보험 또한 손해보험의 일종이지만 이와 달리 실제로는 손실을 입지 않았음에도 사실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평가되는 경제적 손실까지도 보험으로 인정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3) 근인주의

'근인(proximately cause)이란 연관성이 가까우면서도 직접적인 원인이란 뜻이다. 해상보험제도에서는 '근인주의'라는 특수한 보상원칙이 있는데 보험자는 담보위험에 근인하여 발생하는 손해만 보상한다는 내용이다. 즉, 해상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손실을 야기시킨 가장 지배적이고 효과적인 원인을 찾아 그 근인이 담보위험에 속하는지 면책위험에 속하는지를 조사하여 보상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상보험의 종류

해상보험은 크게 선박보험(Hull Insurance)과 적하보험(Cargo Insurance)으로 나눌 수 있다.

1) 공보험과 사보험

보험정책을 기준으로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수출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은 국가의 정책과 산업경제적 관점에 포커스가 맞춰진 공보험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해상보험과 같이 보험사나 무역회사 등 사기업들의 경제적 측면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들은 사보험으로 분류한다.

2) 손해보험과 정액보험

보험사의 보상 방법에 따라 손해보험과 정액보험으로 분류할 수 있다.

손해보험은 피보험자가 실제로 입은 손실에 대해서만 보상하는 보험이며, 정액보험은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 보험계약에 약정된 금액에 따라서 보험사가 보상을 지급하는 보험이다. 이 둘의 차이를 쉽게 실생활에서의 예를 들어보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실손보험은 피보험자가 실제 입은 손실액을 보상하는 손해보험이지만, 생명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계약에 약정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보험이다.

3) 원보험과 재보험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보험사가 화주 또는 선주로부터 인수한 보험계약 금액이 너무 커서 단독으로 보상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보험사는 인수하고 있는 보험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보험사에게 보험을 가입하여 위험을 분산시킨다. 이때 보험사가 화주나 선주로부터 직접 인수한 보험을 원보험이라고 하며 다른 보험사에 부보한 보험을 재보험(Re-insurance)이라고 한다. 대형 선박이나 해당 선박에 선적한 화물들에 대한 보험가액은 상당한 액수이기 때문에 이러한 선박보험이나 화재보험을 인수한 보험사는 대부분 다른 보험사에 재보험을 가입하고 있다.

오늘은 해상보험이란 무엇인지와 해상보험이 갖는 특징과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해상보험계약의 당사자들에 대해 작성해보고자 하며, 각 당사자들에 대한 소개와 그들이 갖는 의무 등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겠다.